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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조아

톰 크루즈 주연 법정영화 '어 퓨 굿 맨'을 통해 알아본 쿠바 '관타나모'의 과거와 현재

by ☆★☆★★★☆ 2021. 3. 12.

안녕하세요. 오늘은 쿠바 내 미 해병 관타나모 기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은 톰 크루즈가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해나가는 영화 '어 퓨 굿 맨'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톰 크루즈 주연 법정영화 '어 퓨 굿 맨'을 통해 알아본 쿠바 '관타나모'의 과거와 현재

 

 

관타나모 베이 미 해군기지, 해병대 경비중대의 윌리엄 산티아고 이병은 부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군 내외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 전출을 요구합니다. 부지휘관 매튜 마킨슨 중령은 부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산티아고 이병을 전출시키는 데 동의하지만, 기지 사령관 네이선 제섭 대령은 이를 묵살합니다. 이후 산티아고가 사열 도중에 총을 떨어트린 것을 계기로 사령관 네이선 제섭 대령은 소대장 조나단 켄드릭 중위에게 산티아고 이병에 대한 코드 레드(Code Red)를 명령합니다. 

코드 레드는 비공식적 구타를 의미하는 것으로, 산티아고는 같은 소대원 해럴드 도슨 일병과 로든 다우니 이병에게 '코드 레드'를 당한 후 구타로 사망하고 맙니다. 코드 레드를 행한 가해자 2명은 군법회의에 회부되고, 국가안보위원회로 영전이 예정되어있는 제섭 대령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2명의 해병에게 코드 레드에 대한 책임을 떠넘깁니다.

한편, 신참 군법무관인 대니얼 캐피 해군 중위(톰 크루즈)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에, 군법무감이자 법무장관인 아버지를 둔 엄친아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해 그리 애정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임관한지 단 9달만에 40개의 사건을 법정 밖 협상으로 대충 처리하고 넘어간 대니얼 캐피 중위의 전적이 그의 태도를 보여주죠. 모든 사건을 협상을 통해 대충 처리하는 캐피 중위는 해군의 고위장교들에 의해 관타나모 기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캐피 중위는 승소가 어려운 재판이라는 것을 직감하고는 군검사 잭 로스 해병대 대위(케빈 베이컨)와의 협상을 통해 최대한 낮은 형량을 받아내는데 주력합니다. 그러나 원칙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인 조앤 갤러웨이 해군 소령에게 저지되고 2명의 해병 역시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하여 어쩔 수 없이 법정에 서게 됩니다. 과연 대니얼 캐피 중위는 2명의 해병의 무죄를 입증해낼 수 있을까요?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는 장소는 바로 관타나모 베이의 미 해군 기지이죠. 관타나모가 굉장히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해 이해하고 영화를 보면 더욱 좋을 듯 하여 소개드립니다.

 

                                                       

 

 때는 1853년, 미국은 마드리드 주재 미국 공사를 통해 1억 5,000만달러(요즘 기준으로 약 38조)에 쿠바를 사겠다고 의사를 타진했으나 스페인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과거 루이지애나를 프랑스로부터 사들였듯이 미국은 쿠바도 사들여 영토를 넓힐 심산이었던 것입니다. 1898년 1월 쿠바 아바나에서 친스페인파 애국자인 쿠바인들의 폭동이 발생하여 친스페인 쪽이 아닌 지역 신문사 윤전기를 파괴하는 등의 소요가 발생하는데, 이 기간 동안 아바나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로 미국 해군이 주둔하게 됩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아바나에 있는 미국의 이익 보호를 위하여 메인 호를 파견할 것이라고 통지하였죠.

1898년 1월 25일 아바나 항에 정박중이던 미국의 메인 호가 원인 모를 폭발을 일으켜 침몰함으로써 미 해군 266명이 사망라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스페인은 그 사건의 원인을 내부 폭발로 돌렸으나, 미국은 그것이 기뢰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하였고, 이에 따른 조치를 합니다. 미국이 취한 첫번째 조치는 바로 스페인에 대한 선전포고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 괌,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등을 점령합니다. 결과적으로 쿠바는 파리 조약에 의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이룹니다. 그러나 내정 간섭을 위한 플래트 수정안을 통해 쿠바는 미군의 군정 하에 들어가고, 관타나모 베이 기지를 미국에 영구 임대하기로 조약을 맺습니다.

이후 1959년 쿠바 혁명에 의해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장악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때 미국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관타나모 기지는 분쟁의 씨가 돼버리고 맙니다. 카스트로는 관타나모 베이 미해군기지를 주권침해행위로 보고 미군의 철수를 요구했으나 현재도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쿠바혁명 이전의 협정에 따라 미국은 매년 기지 임대료로 금화 2000닢(현 시세 4000달러 약 500만원 약간 안됨)에 해당하는 금화를 지불하였고, 쿠바는 이를 받았기에 미국은 정당한 조약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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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테러용의자를 법원의 동의없이 체포, 구금할 수 있는 수용소가 관타나모 기지 내에 설치되어 인권의 사각지대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습니다. 미국이 이런 행동이 가능한 것은 관타나모 베이가 쿠바 땅이자 미국의 실효적 지배가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땅의 소유주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 본토와 떨어져 있고 군사시설로만 이뤄진 곳이기에 언론의 취재나 접근이 어려운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결국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관타나모 베이 해군 기지에 위치한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행정 명령을 발령했지만 미국 의회의 美 상·하원 '관타나모 폐쇄방지' 법안 의결로 동의를 받지 못해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트럼프는 국정연설에서 “국방장관에 수용소 유지 행정명령” “테러리스트들은 악마이므로 절멸시키겠다” 라며 지금 현재 관타나모 수용시설은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2015년에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쿠바가 일방적 조약이라며 쓰지 않고 모아놨던 주둔비를 환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쿠바가 기지 자체를 인정하고 조차료(대여료)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협상을 할 여지도 있습니다. 쿠바 입장에서도 미국이 관타나모를 쉽사리 내놓을 리가 절대 없다는 것을 파악했기에 차라리 임대료(조차료)라도 제대로 받아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관타나모 베이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는 우리나라 역사에도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중 하나는 신미양요입니다. 85문의 대포와 1,230명의 병력을 싣고 미국 군함 5척(기함은 프리깃함인 콜로라도호, 순양함 2척, 전함 2척)이 6월 1일 조선을 침략한 사건은 역사책을 통해 많이들 알고 있죠. 전면 전쟁이 최종목적은 아니고, 무력시위를 하여 개항을 하게 하려는 포함 외교가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조선군은 어재연 장군과 동생 어재순을 비롯해 240명 전사, 100명 익사, 20명 포로로 잡혔으며, 미 해병대는 3명 전사, 6명 부상을 입었던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 중 하나이죠. 그러나, 미군은 조선군의 거센 반발을 통해 포함외교의 목적달성은 실패하여, 시장 개방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철군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상 방어에 성공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캐릭터들이 검사측이나 변호인측을 만날 때 항상 캐릭터들은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뭔가 활동적인 일을 하고 있는 장면은 이후 여러 법정 영화에서 등장하는 클리셰이죠. '어 퓨 굿 맨'에서도 어김없이 이러한 클리셰가 등장합니다. 주인공 대니얼 캐피는 작중 엄청난 야구광으로 사복은 죄다 야구 유니폼 차림이거나 야구 점퍼를 항상 입고 나옵니다. 심지어 집에서 법정 모의 준비를 할 때도 항상 야구 방망이를 잡고 있죠. 갤러웨이가 그것 좀 치우라고 하니 일종의 부적같은 것이라며 없으면 집중할 수 없다는 대사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쓴 모자를 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인 듯 한데, 하버드 대학 출신임을 강조하려는 장치인 듯 합니다. 보면서 수잔 서랜던, 토미 리 존스, 브래드 렌프로 주연, 조엘 슈마허 연출의 '의뢰인'이 생각났습니다. 초반 야구하는 주인공은 거의 빼다박았을 뿐더러 주인공은 항상 뭘 먹고 있거나 먹으면서 등장한다는 점도 똑같기 때문입니다.

보면서 다소 답답한 고구마스러운 인물도 존재했습니다. 바로 데미 무어가 연기한 조앤 갤러웨이였는데요. 원칙적이고 도덕적인 인물로 적당히 사건을 협상으로 끝내려는 캐피 중위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선한 역할로 보일 수 있으나, 조앤 역시 어떻게 승리해야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원칙만을 외치기에 상당히 답답했습니다. 사건에 대한 열정과 자신의 신념에 비해 실전 경험이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인물이라는 것이죠.

산티아고의 사인을 젖산 중독으로 판명한 군의관이 증언할 때는 거듭 이의를 제기해 검시결과를 두려워한다는 인상을 배심원들에게 주어서 늘 침착하던 샘이 이래서 변호사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소리치게 만들기도 했죠. 자청해서 다우니의 변호사를 맡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사건 당일 행적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다우니가 켄드릭이 도슨에게 코드레드를 지시할 때 현장에 없었다는걸 알아채지 못해 패소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실제 법정변론에서는 초보적인 실수를 거듭해 패소 직전까지 몰리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뽑아보라고 한다면 역시 "넌 진실을 감당할 수 없어!"라고 외쳤던 장면을 뽑을 것입니다. 종종 누군가 '잭 니컬슨 흉내'를 낼 때 자주 써먹는 단골 소재이죠. 영화 자체가 굉장히 흥행했기 때문에 대중매체에서 많이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프로 레슬링 선수 '존 시나'가 패러디한 영상을 봤는데 정말 잘 때라했더군요. 재촬영을 할 때마다 니컬슨은 조금도 흐트러짐없이 똑같은 열기의 연기를 보여줘서 모두를 감탄시켰다고 합니다. 이 "You can't handle the truth!"는 미국영화연구소에서 뽑은 영화 명대사 중 29위에 선정되었으며, 2007년 프리미어에서 투표로 뽑은 '영화 100대 명대사' 중 92위에 선정되었습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상명하복에 따라야 하느냐, 보편적 도덕을 실천해야 하느냐에 대해 다룬 부분도 정말 좋았습니다. 명령에 의해 돌아가는 조직이 군대이지만, 그걸 빌미로 약자를 보듬지 않는다면 그들이 수호하는게 과연 정의인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들었습니다. 얼마전 리뷰한 '12인의 성난 사람들' 다음으로 인상깊은 법정영화였습니다.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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